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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감동실화] 너무 슬픈 엄마와 딸 이야기

by 귀뚤왕자 2021. 3. 29.

출처 :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中 에서

 

 

 

"미연아, 이제 일어나자. 학교가야지"
늘 그랬다는듯 내 시선은 유리가 깨진  
낡은 시계를 향해 있었다.
시간을 보고 나는 인상부터 찌푸리고
언성을 높였다.
'왜 지금 깨워줬어. 아 짜증나'
'쾅'
방문소리가 세게 울려 퍼졌다.

주섬주섬 교복을 입고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연아 미안하다. 엄마가 몸이 좀 안좋아서..'
'아씨.. 또 감기야 그놈의 감기는 시도때도
없이 걸려.'
'늦게 깨워줘서 미안하구나.. 자 여기 도시락
가져가렴'
'탁!'

'됐어! 나 지각하겠어 갈께!'
도시락이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신경쓰지않고 내 갈길을 갔다.
뛰어가면서 살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엄마는 말없이 주섬주섬 내팽겨쳐진
도시락을 다시 담고 있었다.
창백했다.

여느때보다 엄마의 얼굴이 창백해보였다.
하지만 늘 엄마는 아팠기 때문에
난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종례시간이다. 이번주 토요일날 수학여행을
간댄다. 가고싶었다. 가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싶었다.

가난이란걸 깨끗이 잊고 오고싶었고,
엄마도 잠시동안은 잊고 싶었다.
집에와서 여느 때처럼 누워있는 엄마를 보며
인상이 먼저 찌푸려졌다.
'어..어..우리 민연이 왔어?'
'엄마..나 이번주 토요일 수학여행 보내줘'
다녀왔다는 말도 안하고 보내달라고만 했다.

'어어.. 수학..여행이라고..?'
'어어'
'얼만데에?'
엄만 돈부터 물어봤다.
우리집안 형편때문에 가야될지 말아야될지
고민했었다. 
'8만원은 든다는데?'
'8..8만원씩이나..?'

'8만원도 없어? 우리 생 그지야? 그지?'
이런 가난이 싫었다.
돈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가난이 싫었다.
엄마도 싫었고, 식구가 엄마와 나뿐이라는 
것도 외로웠다. 엄마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이불속에서 통장을 꺼냈다. 

'여기.. 엄마가 한푼두푼 모은거거든? 여기서
8만원 빼가..'
난생 처음보는 우리집의 통장을 보며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는 말도 없이 당장 시내 은행으로 
달려갔다. 통장을 펴보니 100만원이라는
나로선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있었다.

이걸 여태 왜 안썼나. 하는 생각에 
엄마가 또한번 미워졌다.
8만원을 뺐다. 92만원이 남았다.
90만원이나 더 남았기 때문에 더 써도
될것 같았다. 언뜻 애들이 요즘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이라는게 생각이 났다.

40만원을 다시 뺐다. 가까운 핸드폰 대리점을
가서 좋은 핸드폰을 하나 샀다.
즐거워졌다. 난생 처음 맛보는 즐거움과
짜릿함이었다. 핸드폰을 들며 거리를 
쏘다녔다. 여러 색색의 이쁜옷들이 많이
있었다. 사고 싶었다. 또 은행에 갔다.

이번엔 20만원을 뺐다. 여러벌 옷을 많이
샀다. 예쁜옷을 입고 있는 나를 거울로 보면서
흐뭇해 하고 있었을 때,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엄마가 잘라준 촌스러운
머리였다. 은행에 또 갔다. 5만원을 다시뺐다.
머리를 이쁘게 자르고 다듬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제 수학여행 때 필요한 걸 살 차례다.
난 무조건 마구잡이로 닥치는대로 고르고 
샀다. 9만원이라는 돈이 남았다. 그렇게
집에 갔다. 또 그 지긋지긋한 집에 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가야만 해야했기에 갔다.
엄만 또 누워있었다. 일부러 소리를 냈다.
'음,음~'

소리를 듣고 엄마는 일어났다.
통장을 건내받은 엄마는 잔액을 살피지도 
않고, 바로 이불속으로 넣어 버렸다.
그렇게 기다리던 토요일이 왔다.
쫙 빼입고 온날, 친구들이 예뻐해주었다.
고된 훈련도 있었지만 그때 동안은 엄마생각과
가난, 그리고 집생각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제 끝났다. 

2박3일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이제 알았다. 또 지긋지긋한 구덩이안에 
들어가야 한다. 
'나왔어~'
왠일인지 집이 조용했다.
'나왔다니까?'
또 조용하다..
신경질나고 짜증나서 문을 쾅! 열었다. 

엄마가 있었다. 자고 있었다.
내가 오면 웃으며 인사하던 엄마가 
딸이 왔는데 인사도 안하고 자기만 한다.
혹시 내가 돈많이 썼다는 걸 알고 화난걸까?
치.. 어차피 내가 이기는데 뭐.
하고 엄마를 흔들려했다. 그런데.. 그런데…
엄마가 차가웠다.

이상하게 말라버린 눈물 부터 났었다.
심장이 멈출 것 같았다.
그 싫었던 엄마가 차가운데 이상하게 슬펐다.
믿어지지 않았다. 마구 흔들어 깨워보려했다.
하지만,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눈을 뜨지 않았다.

얼른 이불에서 통장을 꺼내 엄마의 눈에 
가져다 대고 울부짖었다. 
'엄마..나 다시 이렇게 안할게.. 안할테니까
제발 눈좀 떠..'
통장을 세웠다. 그런데 무언가가 툭 떨어져
내렸다. 엄마의 편지였다. 조심스럽게
펼쳐보았다.

'나의 사랑하는 딸 민연이 보아라.
민연아.. 내딸 민연아.. 이 에미 미웠지..
가난이 죽어도 싫었지..? 미안하다..
미안해.. 이 엄마가 배운것도 없고..
그렇다고 돈도 없어서.. 민연이한테 줄거라곤
이 작은 사랑.. 이 쓸모 없는 내 몸뚱이 밖에
없었단다..아.. 엄마 먼저 이렇게 가서 
미안하다. 엄마가 병에 걸려서 먼저 가는구나.

실은, 수술이라는 거 하면 살수 있다던데..
돈이.. 어마어마 하더라. 그래서 생각했지.
끝까지 수술 안하면 우리 민연이 사고싶은거
다 살수 있으니까 내가 수술 포기한다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악화되어서
이젠 몇 달을 앞두고 있단다.

딸아.. 이 못난 에미. 그것도 엄마라고 생각해
준거 너무 고맙다. 우리딸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거 알지? 딸아.. 우리 민연아..
사랑한다..사랑해… 엄마가.. 
추신.. 이불 잘 뒤져봐라. 통장하나 더 
나올거야. 엄마가 너 몰래 일해가면서 
틈틈히 모은 2천만원이야.

우리 민연이 가난 걱정 안하고 살아서 좋겠네'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엄마를 보고있자니
내 자신이 너무 미워진다..
그동안 엄마를 미워하던 것보다 
100배, 아니 1000배 아니 끝도 없이 내 자신이
미워지고 비열해진다. 

왜 나같이 못난 딸을 사랑했어.. 어?
수술비.. 내가 펑펑 쓴 그돈.. 수술비..
왜 진작 말 안했어.. 어..? 왜 진작 말 안한거야.
엄마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도 내팽겨 쳤는데
엄마한테 신경질 내고 짜증부렸는데 
엄마 너무너무 미워했는데 

그렇게 밉고 나쁜 날.. 왜 사랑한거냐구…어?
엄마 바보야? 왜 날 사랑했어..? 왜… 왜…
이젠 그렇게 보기 싫었던 누워있는 모습조차
볼 수 없겠네.. 엄마의 그 도시락도 먹을 수
없겠고, 엄마가 맨날 깨어주던 그 목소리도
들을 수 없겠네.. 나 엄마 다시 한번 사랑하면
하느님이 진짜 다시한번 나한테 기회를
주신다면 나.. 그땐 엄마 잘해드릴 자신있는데

그럴 수 있는데.. 엄마.. 다음 세상에서 만나자
응..? 꼭 만나자..어? 엄마..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해… 흑흑.. 나 이말 엄마한테
처음으로 말하는 거다. 엄마….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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